우연히 만난 이 책에서,
예상치못하게 얼마나 많은 위로를 받았던가
마음이 심란한 주간에 이 책을 만나
출근길 퇴근길 졸음을 참아내며
버스에서도 열심히 읽었다.
특히 힘들었던 날
퇴근하는 버스에서
창밖으로 빛나는 노을과 이 책의 글귀가 한데 뒤엉켜
끅끅 결국 눈물을 쏟아버리기도 했다.
예전에는 내가 이른바 역마살이라고 하나
떠돌아 다니는 걸 좋아하고,
지겨운 걸 못참고,
늘 변화를 선호하는 타입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안정과 정착에 이르러
그 자리에 잘 머무는 일이 결코 지겹거나 정체된 일이 아니라는 걸 안다.
내가 하려는 선택은 나를 희미하게 할까, 또렷하게 할까
사실 나의 모든 선택들이 옳았다거나 좋았다거나 하지는 않았고
오히려 날 힘들게 했던 때도 있었다, 지금도 그렇고
나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택을 하자.
어차피 틀리면 돌아가면 되고, 아니면 되돌아 가면 된다.
인생에 번복하지 못하는 일은 없다고 생각해야
너무 얽매이지 않을 수 있을지도
하루하루
평일 하루하루를 나는 어떻게 보내고 있었던가
그저 '순삭' 되길 기원하며
내가 오늘을 사는 게 아니라
'이번 달의 월급날'에만 사는 것 같기도 하고
'이번 달의 어떤 이벤트 날'에만 사는 것 같기도 하다.
오늘의 기쁨이라
기쁨이 회사에는 없다는 건 알겠지만
그렇다고 그게 어디에 있는건지는 아직도 너무 막막하기만 하네
난 쫌
내 인생을 소중하게 여기면서 살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이 책을 읽고 많이 반성해봤다.
내 인생이 소중..........한지 너무 잊어버리고 살아서 그런가
소중한 것 같지도 않다.
마음에 병이 생겼는지도
빈 시간을 어떻게든 메우려고
발버둥치면서 살았던 것 같다.
빈 시간을 그대로 두는 걸 참을수가 없어서
어떻게든 생산성 있고 효율성 있게 살려고 애써왔던 것 같다.
물론 그 시간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나를 채워준 것도 맞지만
이제는 조금은 덜어내고
여유를 부리고 싶다.
멍과 쉼
캠핑이라도 떠나볼까
생각만 해도 이것저것 계획하고 준비해야 할 일들에 머리가 아픈 것 같다.
내 마음에는 여유가 없구나,
쉼도 없고
이번 주말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싶었는데
이번 주말에도 일이 있었다.
회사생활 11년 6개월 차
정말 길고도 어려운 시간들이었다.
그 사이사이 정말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나
그 안에서 내가 조금은 성장했을까?
성장은 했겠지만 그만큼 내가 잃어버린 시간들도 있을 것 같다.
내 삶의 방향이 어디로 흘러가길 바라는 걸까
내 인생에 대한 상상을 그만두기 시작한게 언제쯤이었을까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
다 지겹다
행복한건, 기쁜시간은 너무 조금이고
대부분의 시간이 다 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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