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슈들입니다.
뭔가 인정하기는 싫었지만, 이제는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난임'
나이탓인가 싶은 88년생 36살, 결혼 2년차 입니다.
시험관까지는 하지 않아도 되길 바랬고,
사실 예전만해도 임신이 안되면 안되는대로 그냥 둘이 재미나게 살자-
굳이굳이 시험관까지 하면서 힘들게 임신하지 말자고 생각했었는데
그 생각이 무색하게, 시험관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일이란... 정말 단언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첫번째 자연임신이 결혼 10개월? 정도에 되었는데 8주차때 유산을 했어요.
그래도 심장소리까지 듣고... 정말 2달간 기쁨을 주었던 아이였는데
유산 후 몸과 마음이 참 힘들었습니다.
유산하고 나면 임신이 더 잘된다고 다들 위로해주었건만, 그 이후로 1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났네요.
이렇게 안될 줄 알았으면 6개월 전에라도 시작했으면 좋았을텐데- 싶다가도
6개월 전까지만해도 '시험관까지 굳이굳이 해야겠어..?' 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이제야 비로소 난임을 인정하고, 시험관에 뛰어들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번달에 서류 준비를 해 두었던지라
난임지원 통지서와 혼인신고서를 들고
생리 2일차에 방문했는데, 담당 원장쌤이 수술중이셔서
생리 3일차에 다시 방문했습니다.
저희는 독특(?)하게도 인공수정을 건너뛰고 바로 시험관을 하기로 했어요.
일단 제 마음이 좀 조급한것도 있고,
사실 인공수정 자체가 기존에 자연임신 시도에 비해 그다지 효과가 크지 않을 것 같았거든요.
남편의 발사능력(?)에는 이상이 없어서 1년동안 매월 자연임신 노력을 열심히 기울였던지라...
그래서 그야말로 시험관에서 수정된 배아까지 넣고
'착상'만 되게 해보자...! 는 마음이 들어서 인공수정을 건너뛰고 시험관으로 바로 하기로 했습니다.
시험관을 마음 먹으면서 가장 걱정했던게 이 셀프 배주사였던 것 같아요.
평소에 주사맞을때도 맞는 장면을 제대로 보지 않고 고개를 돌리는 저이기에
' 내 배에 내가 주사를 넣어야 한다고...? ' 가 꽤나 큰 장벽처럼 느껴졌습니다.
처음으로 받은 주사는 고날 에프펜 900IU주 이고요.
[ 225 ] 로 넣으라고 하셨는데, 이게 용량.......인 거 같죠? 정확하진 않아요.
펜 모양으로 되어있어서 뒤쪽을 돌려서 225가 될때까지 돌려주면 됩니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300으로 맞는 사람도 있고... 사람마다 다른 것 같아요.
약 받기전에 피검사, 심전도검사도 하고 했으니 뭔가 저의 상황에 맞춘 처방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7월 13일 토요일에 병원 방문해서 처음 맞고
7월 16일 수요일 오전에 방문할 수 있냐고 하셨는데, 오전은 좀 힘들어서
목요일 오후에 오기로 해서 두박스를 받았습니다.
한박스에 4회분씩 들어있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그래서 펜이 4개씩 들어있는 줄 알았는데, 펜은 한개가 들어있어요...!
신기신기...
암튼 냉장보관해야 한다고 하셔서 냉장고에 고이 보관중입니다.
회사 출근해서 주사 맞으면 좋은데... 아무래도 냉장보관이 마음에 걸려서
출근하기 전에 맞고 출근합니다.
오늘 아침엔 남편이 주사를 놔줬어요.
제가 놓았을때는 멍이 들었는데, 남편이 놓아주니 멍이 안들어더라고요...? 뭐가 달랐지...?
뭔가 천천히 주입하는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다행히도 주사는 아프지 않더라구요! 배를 찌를때 느낌이 아주 미미하게 생경하긴 하지만,
그래도 굉장히 쉽게 쑥 들어가요. 살이 많아서 뭔가 더 안정감있는...?
배꼽 주변 5cm 이내에 놓으면 된다고 하더라구요.
목요일까지 5회 쭉 맞고 목요일 오후에 병원에가서 난포 자란걸 확인하기로 했습니다.
시험관에 도전하면서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아무래도
병원을 꽤나 자주 방문해야 할 것이라는 건데
정말 ... 1회차에 철썩 성공해버리는 기적같은 행운이 있길 바랄뿐입니다.
휴 저희팀은 연차를 좀 미리미리 써야되서,
일주일전에는 올리길 원하시는데 일정이 미리 잘 나올지 모르겠어요..!
난포가 어떻게 자랄 지 알수없으니...
자연임신 시도하면서도 배란약 먹고 4개월? 5개월 정도 시도했었어요.
난포가 오른쪽 3개 왼쪽 2개 막 이런식으로 양쪽에서 퐁퐁 잘도 자랐는데
왜 정자를 만나지 못한걸까요...?
이해할 수 없는 난임의 세계...
이번에는 난자를 수면마취로 채취해야 하는데,
원장쌤 말이 난자를 또 직접 빼보면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하시더라구요.
아무쪼록 난자 채취를 여러번 하지 않아도 되게 이번에 많이 많이 자랐으면 좋겠네요 ㅎㅎ
뭐라도 도움이 되는걸 하고 싶어서
엽산, 철분, 유산균, 비타민, 쑥즙까지 먹고 있어요.
아....... 한번에 성공하고 싶다..........
아 좀더 유익한(?) 후기를 몇가지 쓰자면
생리 시작하고 2일차 또는 3일차에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데
생리중이라 초음파 안보겠거니 했는데, 초음파를 봐야한다고 하시더라구요
난포가 다 터진상태인지 봐야 약을 어떻게 쓸지 알 수 있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생리중이지만 초음파를 봐야 했구요.
처음에 주사 넣고, 바로 산부인과 아래있는 약국 가서
항생제 처방받아서 꿀꺽 삼키고 학원 가야되서 버스를 탔는데요.
제가 원래도 멀미가 좀 있는 편인데,
와 이건 멀미가 아니라...진짜 약기운?이 돌면서 어지럽고 침이 꼴깍꼴깍 넘어가고
토하지 않기위해 심호흡하면서 겨우겨우 학원 도착했는데
자리에 앉아서도 어질어질해서 결국 물토를 하고 말았습니다.
남편한테 얘기했더니, 약이 몸에 안맞는 거 아니냐며 산부인과에 전화도 했는데
주사보다는 항생제가 좀 속을 안좋게 할 수 있다고 하셔서
꼭 안먹어도 되니까 속 안좋을 거 같으면 먹지말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래도... 13,000원이나 냈는데 ^.^
세균감염 혹시 모르니...
빈속에 먹어서 그런가 싶어서 이제는 밥을 꼭 먹고 항생제를 먹고 있구요.
확실히 기존에 쓰던 배란유도제 알약보다 쎄긴 쎈 거 같아요.
주사를 넣으면 약 기운이 저릿하게 온몸에 감돌고
약간 어지럽긴 해서 오늘은 아예 출근전에 맞고 10분 정도 누웠다가 나왔어요.
항생제를 안먹기도 했고, 좀 쉬다가 나와서 그런가
오늘은 멀미가 없었습니다.
이번주 내내 맞아야 하니까... 오늘같은 방식으로 맞으려고 해요.
시험관도 차수가 높아지면 더 쎄고, 아픈 약을 맞는 것 같은데
제발.... 한번에 성공하고 싶네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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