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사실 우리엄마가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엄마가 되기 위한 준비를 위해 꺼내 읽었고,
나에게도 여러가지 영감을 주긴 했지만
꼭 한번 우리 엄마가 읽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의 '엄마로써의 삶'을 비난하기 위함이라기 보다는
엄마에게도 '깨달음'을 얻을 기회를 줘야 하니까
나는 내가 되돌아 생각해봤을때
엄마가 나에게 준 시련들에 비해 정말 '잘컸다'고 생각한다.
우리 엄마는 말 한마디 따뜻하게 북돋아주는 스타일이 아니셨고
늘 맹렬하게 채찍질하는 훈련사에 가까웠다.
그런 엄마에게 사랑받기 위해
사춘기도 없이 온순하게 공부만 열심히 하고 살았다.
' 내가 어렸을때는 학원 다니는 건 꿈도 못꿨다 ' = 그러니 너는 감사한 줄 알고 열심히 다녀라
' 내가 어렸을때는 피아노가 그렇게 치고 싶었다 ' = 그러니 너는 피아노를 배워라
내가 하고 싶은 게 뭔지, 엄마는 궁금해하지도 않았고
엄마가 어렸을때 하지 못했던 것을 나를 통해 이루려고 했다.
그런 엄마에게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어서 무던히도 애썼던 나의 어린시절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가 스스로 공부 루틴을 만들고,
다이어리를 쓰며 마음을 가다듬고,
영어대회도 나가고 상도 받고 학생회장도 하고 하면서
내 안에는 자기주도적으로 내 삶을 이끄는 방법을 터득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렇게 35년간 모아진 힘으로
나는 엄마의 반대를 무릎쓰고 결혼을 했다.
엄마는 내가 이렇게까지 격렬하게 엄마에게 반항을 하고
식음을 전폐하고, 집을 나가고 할 줄 몰랐을거다
나도 몰랐으니까
나는 내가 십몇년간 공부하고,
외고를 가고 대학교를 가면서도
'대일외고를 가지 못하고 고양외고를 간 딸'
'연세대학교를 가지못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를 간 딸' 로
엄마한테는 늘 100점을 받지 못하고 있었고
어느 날 엄마에게 엄마 인생에서 어느 시점으로 다시 돌아가서
다시 새롭게 해보고 싶으냐, 인생의 후회되는 지점이 어딘지 물었을때
엄마가 '내가 연세대학교를 떨어졌을때, 재수를 시켰어야 했다' 고 답했을때
엄마에 대한 (원래도 형편없었던) 기대가 와르르 무너졌던 것 같다.
엄마는 엄마 인생이 없었다.
엄마는 자식들에게 기대를 했고, 늘 실망했다.
그렇지만 나는 내 인생을 되돌아 봤을때
모든 포인트에서 열심히 했고 최선을 다했고
재수 안하고 바로 대학교를 갈 수 있어서 좋았고
한국외대에서 만난 좋은 친구들과 즐거운 추억을 많이 만들 수 있어서 좋았다.
회사도 내 힘으로 잘 들어갔고
엄마도 나름 내가 취업에 성공한 부분에 대해서는 만족할 줄 알았는데
"그래봐야 다 떨어지고 거기밖에 못간거지" 라고 했을때
또 한번 와르르 했던 것 같다.
엄마는 나의 자존감을 갉아먹었고,
나는 스스로 자존감을 키워왔다.
나는 내 아이에게 이 책의 가르침처럼 '자기주도 사이클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고 싶고
그게 비록 엄마인 내 의견, 내 인생과 다르더라도
온전히 이해해주고 받아들여주는 엄마가 되고싶다.
우리 엄마와는 다른 엄마가 되겠다고 다짐 또 다짐한다.
엄마는 나와 내 동생의 학업을 위해 모든걸 희생했고,
나는 어렸을때부터 손에 물하나 안묻히고, 방학이든 명절이든 공부만 했다.
다행히 나는 샛길로 빠지지 않고,
나 스스로를 잘 키우면서 성장했고,
앞으로의 나의 30년 40년을 같이 살아 갈 남편을 만났다.
엄마는 여러가지로 반대했지만, 나는 내 선택을 믿었고, 내 선택에 책임질 능력이 있다고 믿는다.
엄마에게 지금 나의 모습은 자랑스러울까?
모르겠다.
자랑스럽던 안 자랑스럽던
이제 엄마의 자랑거리가 아닌
내 인생 스스로의 주인으로 온전히 성장했으니까
나는 우리 엄마랑은 다른 엄마가 될 수 있을까?
내가 싫어한 엄마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할까봐 겁이 난다.
엄마에게 한번은 '나를 사랑한다고 얘기해'달라고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엄마는 끝끝내 그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못했고
'그냥 나랑 똑같이 따라해' 라고까지 했지만
결국엔 듣지 못했다.
엄마의 이런 부분은, 엄마는 엄마의 엄마를 탓하고 있었지만
나는 엄마를 탓하고 싶지는 않다.
나는 다른 엄마가 되고 싶다고 생각할 뿐이다.
내가 엄마가 된 이후의 삶을 가끔 상상해본다.
이런상황 저런상황에 이렇게 대처해야지 저렇게 대처해야지 수도없이 다짐한다
하지만 실제 상황에 닥쳤을때 비로소 진정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되고 한다.
다만 이것 하나만큼은 꼭 지키고 싶다.
끊임없이 배우고 공부하는 엄마가 되어야지,
늘 사랑으로 북돋아주고, 내 자녀의 든든한 자존감 지킴이가 되어야지 하고.
이 부분도 특히 좋았다.
나의 하루는 이렇게 이루어져 있나?
요즘의 나의 하루는 비중이 좋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갖춰져있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좋아하는 취미와 (라탄, 구슬꿰기, 꽃꽂이, 방송댄스)
미래를 대비하는 일 (중국어 공부)
돈 버는 일 (회사 다니기)
가족과의 시간
미래를 대비하는 일과 돈버는 일에 쓰는 시간이
시간과 종류가 좀 부족한 느낌이 들긴 한다
오늘 하루에 없으면 이번주에도 이번달에도 내년에도 없다는 말을 어디서 들었다.
좀 더 미래를 대비하는 일과, 돈 버는 일에 대해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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